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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무대연출 동향 -창의적 ‘뷰자데’

‘뷰자데’란 ‘데자뷰’의 반대말이다. ‘데자뷰’가 처음 접하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이라면, ‘뷰자데’는 늘 접하는 익숙한 상황이지만 처음 접하는 것처럼 낯설게 보는 것이다. 석현수 감독은 “무대에서의 ‘뷰자데’ 형식은 기존에 있던 다양한 콘텐츠들을 융합, 하나의 무대에 올려 새로운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뷰자데’가 앞으로 전개될 무대연출의 방향이 되리라 예상했다.

– 무대 연출의 최신 트렌드는 어떤가. 
“기술, 예술, 미디어(영상), 스토리 텔링의 만남이다. 가장 최근의 예로 가수 싸이의 콘서트 ‘해프닝’을 들 수 있다. 싸이는 ‘해프닝’ 공연에서 ‘3D 플라잉 시스템’을 사용해 관객 위를 날아다녔다. ‘3D 플라잉 시스템’은 영화 ‘스파이더 맨’을 촬영할 때 사용한 기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해 영화에서 스파이더 맨의 빠른 움직임을 촬영했다. ‘3D 플라잉 시스템’을 사용하면 거의 흔들림 없이 초속 8m 속도로 전진할 수 있고 원하는 곳에 정확히 멈추도록 컴퓨터가 제어한다. 이처럼 공연에서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이는 영상과 결합되며 시공간을 초월한 환상적인 무대를 탄생시킨다.”

– 앞으로는 무대 연출이 어떻게 전개되리라 예상하나. 
“앞으로의 무대는 과학기술과 예술의 협연을 통한 ‘스토리 텔링이 가미된 뷰자데 형식’이 될 것이다. ‘뷰자데’란 ‘데자뷰’의 반대말이다. ‘데자뷰’가 처음 본 장소를 과거에 본 것 같이 느끼는 것이라면, ‘뷰자데’는 익숙한 것이 마치 처음인 것처럼 낯설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아이폰을 예로 들자면, 아이폰이 새로 나왔을 때는 신기하고 처음 보는 물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아이폰은 기존에 있던 핸드폰, 아이팟을 합친 상품이다. 기존에 있었던 것에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한 것이다.

싸이가 사용한 ‘3D 플라잉 시스템’도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에 존재했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는 기술이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는  그리스 극장에서 신의 출현을 보여 주기 위해 사용된 기중기 모양의 장치였다. 기존에 있던 기술을 영상, 음악과 함께 무대에 올려 새로운 연출을 탄생시켰다.

무대에서 기술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공연은 더 화려해진다. 지금까지는 한 공연 내 장면 전환이 몇 개의 시퀀스(하나의 에피소드를 이루는 장면들)로만 이루어져왔다. 미래에는 공연무대가 영화의 장면 전환과 같은 흐름을 갖는 스토리 텔링의 무대가 될 것이다.”

– 이를 실현하는데 있어 현재 한국공연계의 무대 연출은 어떤 한계를 갖고 있다고 보나.
“해외의 최신 제작 방식, 장비들은 한국에 이미 들어와 있다. 하지만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하드웨어는 있는데 휴먼웨어가 없다. 실력 있는 연출가와 스태프들의 육성이 필요하다.”

– 인력 육성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휴먼웨어가 구축되기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도 좋은 무대 연출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이제 기존의 연출 방식만으로는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연출가 개인의 시각이 반영된 독창적인 스토리 텔링 방식이 필요하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만으로도 독창적인 창의적인 스토리 텔링 무대를 완성할 수 있다. 그 방식은 ‘스토리 텔링이 가미된 뷰자데 형식’이다. 연출가 자신이 자기 전문 분야와 스토리 텔링적 무대 예술을 합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 전문 분야는 ‘한국 전통 예술과 방송 및 공연 영상’이다. 나는 한국 전통예술과 영상 미디어, 무대기술을 한데 모아 스토리 텔링적 무대 연출을 한다. 단, ‘뷰자데 형식’은 단순한 협업을 의미하지 않는다. ‘뷰자데’는 혁신적이며 창의적 스토리 텔링을 하는 재창조 작업이다.”

– 최근의 한국 공연들은 짧은 준비기간, 그리고 흥행을 목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이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연출가는 어떤 자세로 공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나는 일본에서 무대 연출을 하며 일본 사람들과 많은 공동 작업을 했었다. 일본인들은 무대에 대한 신앙심이 있다. 그들은 참여 자체에 행복감을 느낀다. 그렇기에 하나의 공연을 올리는데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분석과 노력을 하는. 반면, 한국 무대예술인들은 즐기는 마음이 부족하다. 내가 즐겁지 않은데 과연 관객이 즐거울 수 있을까.

훌륭한 요리사는 요리사 자신을 위한 요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맛있어하는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요리사의 입맛을 손님에게 맞춰야 좋은 요리사인 것이다. 연출가도 마찬가지다. 관객의 입맛에 맞춰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무대에 올려야 한다. 연출가가 연기자를 대할 때도 똑같다. 연출가는 연기자나 스태프 모두가 만족을 느끼도록 낮은 자세로 임하는 보조자가 돼야 한다. 연출가가 관객과 연기자를 지배하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

나는 ‘다이놀핀’이라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 ‘다이놀핀’이란 행복 호르몬인 ‘엔돌핀’과 비슷한 호르몬인데, ‘엔돌핀’보다 400배나 강력하다. ‘다이놀핀’이 나오게 하는 직업이 연출가와 같이 남을 행복하게 하는 직업이다. ‘관객이 즐겁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연출가로서 가진 신념이다.”

– 어떤 연출이 관객을 행복하게 할까?
“인간은 육과 영으로 이뤄진다. 육을 만족시키는 것은 쾌락이고, 영을 만족하게 하는 것은 감성이다. 무대는 감성을 건드려 영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 관객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기적, 영적인 경험을 바라고 온다. 이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화려한 기술이 아닌 ‘진정성’이 필요하다. 춤을 추기 위한 무대가 아닌, 무용수들이 춤을 추게 만드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57572&PAGE_CD=N0001&CMPT_CD=M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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