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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애호가로 사는 즐거움

미술 애호가로 사는 즐거움

  • 정지현 시니어조선 편집장 toctoc@chosun.com
  • PHOTOGRAPHER 전재호(스튜디오 따라)

입력 : 2013.04.30 09:39

PEOPLE | 피아제 코리아 실방 코스토프 지사장

나만의 즐길거리, 즉 취미를 가진다는 것은 삶을 즐기는 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답변이 궁색해지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서울살이 5년차에 접어든 피아제 코리아 실방 코스토프 지사장은 미술품 감상이 취미. 국내 작가의 이름을 언급하며, 짬이 나면 사무실 근처 갤러리를 자주 찾는다는 그를 만났다.

“예술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시각적 대상물로 변형해서 표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예술가들을 존경한다.”

근대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순수예술 속에서 찾았다. 그렇지만 고도자본주의사회가 된 현대에는 예술품만이 아닌 명품 시계, 명품 가방 등에서 미적 가치를 추구한다. 명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과시욕이나 허영으로 치부할 것만은 아니다. 예컨대,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은 단순한 생산 공정이 아닌 예술의 경지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시계 명장들이 작은 나사 하나까지 수공으로 만들어 완성하는 피아제 또한 21세기 신개념에서 본다면 예술의 범주에 속하는 것. 이러한 예술적인 상품을 만드는 피아제의 실방 코스토프 한국 지사장은 기업 이미지에 걸맞게 예술적 안목이 높은 편이며, 미술애호가이기도 하다.

촬영을 위해 찾은 곳은 환기 미술관으로 현재 이곳에서는 수화 김환기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주제로 김환기의 시대별 작품을 전시 중이다. 작가의 초기작부터 후기작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를 좋아한다는 실방 코스토프 지사장. 그는 수화 김환기의 색감에 반하고 말았다.

“도시 자체가 거대 뮤지엄인 파리에서 사는 행운을 얻게 되면 자연스레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실방 코스토프 지사장. 게다가 그의 아버지가 아마추어 화가이자 미술품 콜렉터여서 어려서부터 그림에 둘러싸여 살았다고. 이렇게 일상 속에 늘 함께 있는 그림이 그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20대 중반. 렘브란트, 베르메르 등과 같은 네덜란드 화가 작품에 매료되면서 부터다. “이전에는 영화와 클래식 음악에 심취해 있다가 새로운 예술을 만난 것이다. 그림을 즐겨보다 보니 모네, 드가, 모딜리아니 등 그 폭이 점차 넓어졌다. 인상주의, 사실주의와 같은 미술 사조의 흐름을 따라 작품을 감상하는 게 이만저만 흥미로운 것이 아니다. 현대 미술은 역시 이해하기 어려웠다. 나는 미술관과 갤러리를 찾아다닌 지 15년 즈음 지나서야 현대 미술의 미감을 읽어내고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실방 코스토프 지사장의 마음속에는 쉽게 잊지 못하는 첫사랑 같은 작가가 있다. 프랑스 미술가 도미니크 폴레스(Dominique Polle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6여 년 전 그의 작품을 처음 본 이후 한 눈에 반했으나 당시 30대 직장인이었던 그가 구입하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았던 것. 그래서 도미니크 폴레스의 작품을 감상하러 문턱이 닳도록 갤러리를 드나들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와의 간격을 좁히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고. 젊은 시절에 비해 재정적 여유가 생긴 지금은 작가의 명성도 예전보다 높아져 작품 가격이 20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탓에 다소 낯선 작가는 사람과 동물이 취한 다양한 동작을 볼륨감과 역동성을 살려 표현한 조각물로 유명하다. 도미니크 폴레스에 대해 설명을 하는 그에게서 작가에 대한 무한 애정이 느껴진다.

유근택 ‘분수 Fountain’, 179×180㎝, 종이에 수묵채색, 2009

보는 것은 창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내면의 생각을 시각적 대상물, 즉 예술작품으로 표현한다. 따라서 미술품 감상은 작가들이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보고 느끼는 것이다.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생각이 무엇일지 상상하고 또한 작품을 보며 드는 느낌을 통해 인터랙션하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렸다. 예전에는 단순히 보는 것만 즐길 뿐 작품과 나를 잇는 다리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젠 어느 정도 작품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라고 그는 말한다.

사실, 미술품을 감상하며 자칫 범하기 쉬운 오류 중 하나가 작가의 생각이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에만 치중하는 것이다. 그보다 실방 코스토프 지사장처럼 작품을 대면했을 때 자신의 감정 변화를 느껴보라. 동일한 작품이지만 사람에 따라 다른 인상을 받는 것은 보는 사람의 감정과 상상력이 작품에 더해지기 때문. 이런 맥락에서 따지면 보는 것은 창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성호 ‘도시 City’, 72.7×50㎝, oil on canvas, 1998

http://senior.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4/29/20130429018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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